신이 그린 수채화
신이 그린 수채화
  • 디지티
  • 승인 2020.07.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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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우리 인간에게 보낸 희망의 메시지 -

행정학박사  최병호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악몽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날은 우리 시대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날이다. 이에 온 국민은 울고 슬퍼했으며 세계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되었고 전 세계인이 그 슬픔을 함께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세월호의 상처가 남아 있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6개월이 지난 10월 15일 날이었다. 수요일이었다. 신이 나에게 아니 우리 인간에게 보낸 그 감동, 그 환희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깊은 명상에 잠기면서 나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잊을 수 없는 날을 회상해 본다.

나는 동대구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2시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마치고 마침내 오후 2시 50분 독일항공 LH713편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는 어느새 우리나라 인천을 벗어나 서해로 향하였고 구름 높이 하늘 높이 약 8,624Km의 긴 여정에 올랐다. 비행 항로는 중국 - 몽골 – 러시아 – 벨리루스 - 폴란드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였다.

몇 시간이 지나자 온 세상은 잠이 들었다. 하늘도 잠이 들고 땅도 잠이 들어 고요하기만 하였다. 승객들도 긴 여행에 지쳐서 대부분 잠이 들었거나 눈을 감은 상태였지만 나만 홀로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기내 창가에서 창밖에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 즉 갖가지 모양의 구름, 고요 속에 잠긴 넓고 푸른 바다, 물결도 잔잔한 그림 같은 초록빛 호수, 여인의 치마폭처럼 주름진 산맥, 불타는 저녁놀 그리고 찬란한 불빛에 빛나는 도시의 야경 등을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시선을 창 밖에 고정시켰다.

나는 창 밖 세상의 순간순간을 만끽하며 감탄을 이어 나갔다.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을까? 약 10시간이 흘렀다. 그때였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환상적인 풍경이 내 눈 아래 펼쳐졌다.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았고, 가슴을 조이며 카메라 누름쇠를 계속 눌렀다. 북유럽의 바다인 발트해(Baltic Sea) 상공에서의 일이었다. 솜 같은 구름 속에 감춰진 미소 짓는 이름 모를 여인의 얼굴, 승천하는 거대한 용, 화려한 무늬의 비단옷 그리고 알 수 없는 갖가지의 형상으로 수놓은 바다!!!

 

 

어느 화가가 그렸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곡선과 무늬로 그려낸 형상들은 우리 인간의 작품이 아니다.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분명 신이 그린 수채화이자 신의 메시지이다. 불과 몇 분간의 짧기만 한 드라마 같은 이 경이로운 풍경에 나는 넋을 잃고 감탄을 연발할 뿐이었다. 이를 어느 누가 빛과 어둠 속에서 시시 때때로 부는 바람과 쉬지 않고 숨 쉬는 물결이 빚어낸 자연현상이라고 말하는가?

나는 신의 대리인이 아니다. 신은 하필이면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 것일까? 신은 나에게 무엇을 전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신은 나를 통해 우리 인간에게 무엇을 전하려는 것일까? 인간으로서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미스터리로 남을 것인가? 나의 뇌리 속에 이러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신은 인간이 될 수 없고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신은 죽지 않고 불멸하지만 인간은 영원하지 못하고 필멸한다. 그러하기에 우리 인간은 감히 신의 영역을 논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이 알 수 없는 신의 메시지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야 할 것인지는 내게 남겨진 과제 아닌 과제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의 희망 메시지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로부터 약 두 시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비행기는 무려 12시간의 긴 여행 끝에 휘황찬란한 불빛에 휩싸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였고 현지시각은 10월 15일 19시 10분을 지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나도 힘들고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만약 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을 거야.” “나를 이처럼 시험에 들게 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신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 지구상에는 좋은 일, 기쁜 일도 많이 있었지만 재앙과 각종 사건, 사고 등으로 얼룩진 해였다. 특히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나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신념은 더욱 확고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내가 직접 보고, 직접 찍은 몇 장의 사진 즉 신이 그린 수채화를 통해 신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고난의 긴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고, 신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해본다. 신은 우리에게 오늘 보다 더 나은 희망의 내일을 기약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세월호 사고로 상처를 입은 분들과 그 밖에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아픔을 겪은 모든 분들의 트라우마를 잠시나마 지우고 두 번 다시는 이런 슬픈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해본다.

그리고 나의 간절한 기도는  “신이시여! 부디 나를 버리지 마소서. 우리를 지켜 주소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소서. 그리고 이 땅에 평화가 깃들게 해 주소서.”

 

 

[출처: 자치의정, 자치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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