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아, 저 강물 좀 건너주오
사공아, 저 강물 좀 건너주오
  • 디지티
  • 승인 2020.07.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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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의 오류에 빠진 새끼 돼지의 교훈을 잊지 말자 -

                                                                            행정학박사 최병호

새끼 돼지 열두 마리가 소풍을 나갔습니다. 점심을 싸 가지고, 노래를 부르면서 줄을 지어 갔습니다. 시냇물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언니 돼지가, “얘들아, 조심해서 건너야 한다. 제 마음대로 다른데 가면 못쓴다.” 하고, 일러 주었습니다.

돼지 열두 마리는 얕은 시냇물을 건너서, 모두 한 곳에 모였습니다. 언니 돼지가 세어 보았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다섯 마리, 여섯 마리, 일곱 마리, 여덟 마리, 아홉 마리, 열 마리, 열한 마리, 아, 열한 마리다.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언니 돼지는 다시 세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열한 마리밖에 없습니다. “이상하다. 다 건넜는데 웬 일인가? 내가 세어 보아야지” 둘째 언니가 세어 보아도, 열한 마리밖에 없습니다.

돼지 열두 마리는 “꿀꿀, 꿀꿀” 야단을 하였습니다.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돼지들은 한 마리 어디 갔다고 온종일 야단을 하였습니다.

 

 

『새끼 돼지들의 소풍』이야기의 출전은 이솝 우화로서 195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초등 국어 교과서에 실렸으며, 자기에 대한 평가나 비판을 두려워하거나 또는 자기를 빼고 다른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는 것을 풍자하고 있다.

이는 통계학의 관점에서 보면, 넓은 의미에서 통계의 오류에 관한 내용이다. 새끼 돼지들이 단순하면서도 중대한 통계의 오류에 휘말려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을 볼 때 통계의 오류가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파장을 가져오기에는 충분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서 『새끼돼지들의 소풍』이야기의 재해석을 통해 통계학의 관점에서 언니 돼지는 현장조사원, 둘째 언니 돼지는 예비 현장조사원, 여우는 유능한 현장조사원, 선생님 돼지와 부모 돼지는 현지 지도 공무원에 비유하고, 그리고 그밖에 새끼 돼지들은 조사대상인 국민에 비유하여 통계조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문제점으로 첫째, 형식적인 통계조사계획이다. 새끼 돼지(국민)들이 시냇물을 건너는 것은 최대의 난코스 즉 현장조사임에도 시냇물을 건너는 방법, 안전수칙, 주의사항 등 구체적인 행동요령에 대한 사전 교육과 현장조사가 미흡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통계조사계획을 수립할 때에 사전 표본조사, 현장조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먹구구식의 형식적인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조사목적과는 다른 엉뚱한 조사결과를 낳았다.

둘째, 현장조사원의 능력과 자질 부족이다. 언니 돼지(현장조사원)와 둘째 언니 돼지(예비 현장조사원)는 왜 자기를 세지 못했을까? 아니면 고의적으로 자기를 조사에서 누락시킨 것일까?

언니 돼지(현장조사원)가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전 교육을 받지 못한 둘째 언니 돼지(예비 현장조사원)로 교체되었다. 언니 돼지와 둘째 언니 돼지는 현장조사원으로서의 기본지식과 소양이 없고 능력과 자질 면에서 결격이다. 만약 현장조사원으로 숲 속의 술수와 변화에 강한 여우(유능한 현장조사원)등을 영입하였다면 현장조사는 오히려 쉽게 마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셋째, 통계조사 누락 방지대책 소홀이다. 언니 돼지(현장조사원)와 둘째 언니 돼지(예비 현장조사원)는 국민의 일원으로서 정작 통계조사에 솔선수범하고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단지 개인정보 유출 등의 이유로 자기는 조사대상에서 빼버린 것이다. 이것은 나 하나만은 통계조사에 빠져도 괜찮다고 하는 안이한 생각 즉 경제학 용어로 개인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비합리적인 결론에 도달되는 구성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오늘날 인구의 감소 및 노령인구의 증가, 핵가족시대의 가속화 등으로 1인 가구, 원룸 가구, 단독세대가 날로 증가하고 맞벌이 부부 등으로 통계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조사 누락이 우려되고 있다.

넷째, 전담 조직 및 인력 등 추진체계 미흡이다. 현장 조사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음에도 선생님 돼지 또는 부모 돼지(현지 지도 공무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추진체계상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현행 시․도, 시․군․구의 통계 조직과 인력은 열악한 실정에 있다. 대부분 전담 조직이 미약하며 전담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다른 업무까지 겸임함으로써 통계 업무의 전문성과 능률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다섯째, 국민 참여도 미흡이다. 새끼 돼지(국민)들은 통계에 대한 인식 부족 등 통계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채 현장조사에 무관심과 비협조로 일관하여 꿈의 낙원을 눈앞에 두고 혼란을 자초하고 말았다.

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첫째, 구체적인 통계조사계획 수립이다. 통계조사계획에 조사의 목적, 조사영역, 현장조사원 등 관계자 교육, 현장조사 방법, 행동요령, 대국민 홍보 등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여 현장과 연계될 수 있는 실질적인 통계조사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둘째, 유능한 현장조사원의 양성․확보이다. 현장조사원으로서의 기본적 소양은 물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 중에서 사전 검증을 거쳐 유능한 현장조사원으로 양성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사기진작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장조사원을 선발할 때에는 통계조사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대할 필요가 있다.

현장 조사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분석하여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예비 현장조사원의 투입은 가능한 자제하고 예비 현장조사원을 투입할 때에는 사전 교육을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통계조사 누락 방지대책 강구이다. 통계조사를 실시함에 있어 철저한 사전 조사와 현장실사를 통해 조사대상이 누락되지 않도록 특별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아울러 통계법에 의한 비밀보호 대책으로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경우 엄벌하여야 하며,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1인 가구, 원룸 가구, 단독세대에 대한 조사방법, 면담 요령 등 조사기법을 개발하여 조사대상의 누락을 방지하고, 오류를 최소화 하여야 한다.

넷째, 전담 조직 보강 및 인력 확충이다. 현장조사 기간 중에는 현장 지도 공무원을 상주시켜 현장 조사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예기치 못할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도와 시․군․구의 통계 조직을 통계조사, 통계조사 분석, 통계서비스 등으로 확대․개편하고, 통계 전문 인력의 특채 등 인력을 확충함과 동시에 다른 업무 겸임 금지, 인사 우대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다섯째, 국민 참여 분위기 조성이다. 국민들에게 통계조사의 중요성, 통계활용 방안, 그리고 국가 발전 전략 등을 대대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여 국민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여야 한다.

이제 5년 마다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가 11월로, 농림어업총조사가 12월로 다가왔다. 이 인구주택총조사와 농림어업총조사는 미래를 설계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조사로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 앞에 놓인 강물을 건너려면 사공과 승객이 하나가 될 때에 세찬 바람을 헤치고,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있다. 성공적인 인구주택총조사와 농림어업총조사를 위하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계획 수립에서 부터 결과 공표에 이르기까지 만반의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야 하며, 아울러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출처 : 자치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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